MZ세대 은퇴 준비

MZ세대 은퇴 준비, 은퇴 후에도 ‘역할’이 사라지지 않아야 합니다

sesomm 2025. 7. 18. 08:35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어떤 역할로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는 팀장, 동료, 관리자였고, 가정에서는 부모, 자녀, 형제자매였으며, 사회에서는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기대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처럼 역할은 단순히 우리의 활동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정체성과 방향을 만들어주는 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은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수행하던 역할을 한꺼번에 내려놓게 됩니다. 업무상의 위치가 사라지고, 팀도 없어지며, 일상적인 책임과 피드백도 줄어들면서 삶의 흐름에서 점점 자신이 사라지는 듯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단순히 시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위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MZ세대 은퇴 준비, 역할

 

MZ세대 은퇴 준비는 단순한 경제 설계가 아니라 ‘역할의 전환과 지속’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역할이 사라지는 순간, 삶의 방향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은퇴 후에도 ‘나의 역할’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지, 그리고 MZ세대가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역할은 삶의 리듬을 만들고, 존재감을 유지시켜줍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어떤 역할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출근하는 사람은 직원의 역할을, 자녀를 돌보는 사람은 부모의 역할을,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리더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역할은 삶에 질서와 리듬을 부여하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자각하게 해주는 기준점이 됩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러한 기준점이 대부분 사라집니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에게 지시하거나 보고할 필요도 없으며, 팀 회의도, 일정도 없습니다. 이처럼 역할이 사라진 하루는 무질서한 시간이 되고, 점차 사람은 ‘나의 존재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결국 이것은 자존감과 삶의 의미를 뒤흔드는 심리적 공백으로 연결됩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이 공백을 예측하고, 사라질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역할’을 미리 설계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직장이든, 커뮤니티든, 창작 활동이든, 가족 내의 새로운 위치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나만의 위치와 책임을 스스로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하는 작업입니다

지금까지의 사회는 은퇴를 곧 ‘사회적 은퇴’로 간주해왔습니다. 정년과 동시에 조직에서의 역할도 끝나고, 사회적 발언권이나 책임도 자연스레 줄어드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MZ세대가 살아갈 은퇴 이후의 삶은 다릅니다. 나이는 들지만, 기술과 경험은 계속 유효하고, 표현과 연결은 계속 유지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서 은퇴란 더 이상 사회에서 물러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역할을 스스로 재정의하고 확장해나가는 시기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전문 지식을 온라인에서 강의로 공유하거나,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봉사 활동을 하거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모두 사회적 역할의 연장입니다.

 

MZ세대는 기술 활용 능력과 자기표현 역량이 뛰어난 세대입니다. 즉, 새로운 방식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자격과 수단을 모두 갖춘 세대입니다. 이제는 단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다시 등장하는 은퇴를 설계해야 합니다.

 

역할 없는 삶은 쉽게 흔들립니다. 작은 역할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일 때 삶의 동기를 얻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나의 몫이 있고, 그 일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삶의 중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삶의 의욕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은퇴 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은 반드시 크거나 사회적으로 중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족 식사 준비를 맡는 일, 손주를 돌보는 일, 지역 모임에서 문서 정리를 도맡는 일, 글을 써서 공유하는 일처럼 작고 사적인 역할도 충분히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나를 필요한 존재로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의 연속성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지속 가능한 역할은 외로움과 무기력을 막아주고, 삶의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해줍니다. 매일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고, 그것이 나를 정의해주는 루틴이 되어야 합니다.

 

나만의 역할을 스스로 선택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역할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은퇴 이후의 역할은 스스로 찾아야 하고, 스스로 유지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직책이나 가족 내의 책임처럼 자동적으로 배분되는 구조는 점점 줄어듭니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역할을 직접 정의하고, 실행하고, 지속해나가야 합니다.

 

MZ세대는 선택과 표현의 자유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남들이 주는 틀보다 내가 만든 틀 안에서 살아가는 데 능숙합니다. 이 특성은 은퇴 후 역할 설계에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필요한 것을 연결해 나만의 역할을 만드는 은퇴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묻는 작업입니다. 지금부터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 역할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역할이 있는 사람은 은퇴 후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결론

은퇴는 역할의 종료가 아니라 재정의의 시점입니다. 역할이 완전히 사라지면, 삶의 방향도 함께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나 역할이 있다면, 설사 그 역할이 작고 사소하더라도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역할을 내려놓는 연습이 아니라, 새롭게 세우는 훈련입니다. ‘이제 무엇을 안 할 것인가’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은퇴 후에도 나의 자리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역할이 있는 사람은 오래도록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