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어떤 역할로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는 팀장, 동료, 관리자였고, 가정에서는 부모, 자녀, 형제자매였으며, 사회에서는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기대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처럼 역할은 단순히 우리의 활동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정체성과 방향을 만들어주는 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은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수행하던 역할을 한꺼번에 내려놓게 됩니다. 업무상의 위치가 사라지고, 팀도 없어지며, 일상적인 책임과 피드백도 줄어들면서 삶의 흐름에서 점점 자신이 사라지는 듯한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단순히 시간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위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MZ세대 은퇴 준비는 단순한 경제 설계가 아니라 ‘역할의 전환과 지속’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역할이 ..